18년 7월 15일, '스토리 펀딩'에 연재된 7화 입니다.

 

* 스토리 펀딩 7화 가기 -

https://storyfunding.kakao.com/episode/42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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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아이들의 꿈을 그리는

RAP 놀이

 

* 이번 화는 '춤추는 제자리표'의 멤버이신 디자이너 차지은 님의 수업 참관기를 소개합니다.  

 

장마가 시작된 6월 끝자락, 나는 4호선 안산행 전철을 타고 있었다. <너를 보여줄 RAP> 수업을 참관하기 위해 원곡동 다문화거리 근처 '국경 없는 마을'을 처음 찾은 나.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뮤직비디오 속에서 봐온 터라 엄청 기대됐다. 책방 만유인력의 퍼실리테이터 석현님도 함께했다. 짧지만 즐거웠던 수업 후기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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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던 다문화 거리)

 

지하 예배당으로 들어서자 모두가 함께 만든 'I Like It' 뮤직비디오를 감상하고 있었다. 아담한 예배당의 나무 십자가와 한옥문이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외국에서 안산으로 이주해온 부모님과 한국에서 살아가는 다문화 아이들은 한국말을 잘했다. 아이들은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장난치며 소리를 지른다. 예배당은 정신없는 놀이터 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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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럽고 아담한 지하 예배당)

 

문화예술단체 '춤추는 제자리표'의 리더이자 수업을 이끄는 '시원한 형'을 알게 된 건 작년 페이스북에서다. 그와 함께 하고 싶었던 이유는 사회 속에서 자신의 '일'을 새롭게 정의 내리고,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직접 기획으로 연결해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

 

원래 '동시성 & 비선형' 예술가 부부를 먼저 알았는데, 그들과 함께 안산에서 다문화 어린이들과 음악 수업 한다는 걸 대략 알고만 있었다. 드디어 수업이 시작되었다.

 

선생님인 시원한 형은 힘들어 보였다. 아이들이 산만하고 개구졌기 때문. 수업 준비와 진행을 동시에 하며 예배당 음향 시스템도 봐주는 이가 없어 아이들에게 말을 전하는데 매우 힘들어 보였다. 동시성 & 비선형 부부 또한 촬영과 수업 보조로 힘들어 보였다.

 

오늘은 단순한 몇마디 기사인 '랩은 죽지 않아'로 리듬과 박자를 다르게 하여 랩을 배워보는 시간이었다. 많은 것을 알려 주기려고 하기 보다 아이들 개개인이 랩에 흥미를 잃지 않게 하려는 선생님의 배려심이 느껴졌다.

 

아이들은 공책에 랩도 쓰고 그림도 그렸다. 그러나 결국 집중을 못해 비선형씨가 아이들을 타이르며 조용히 시키게 된다. 이후 '한국인'이라는 주제로 가사를 쓰는 시간도 가져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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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놀다 앉은 아이들과 멘붕오신 시원한 형)

 

수업이 정리된 후 베트남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며 수업에 관련된 여러 이야기들을 하였다.

 

그간 시원한 형과 동시성&비선형 부부가 활동하면서 경험한 어려움, 미래에 대한 불안감, 프로젝트 지속 가능한 아이디어 등을 나누었다.

 

진행함에 있어 진행비가 거의 없어 활동을 지속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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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형이 데려간 어느 베트남 음식점, 음식이 정말 맛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예술교육'이란 어렵게 들릴 수 있으나 공교육과는 다른 '교육 같지 않은 교육'이다.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 그리고 집에서 이미 많은 교육을 받는다.

 

나는 부족하지만 열정적이며 놀이 같은 이 '랩 수업'이 알려지길 바란다. 왜냐하면 이 특별한 수업은 유명하지도 않으며, 돈 버는 일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불안함을 안고 한국 땅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작지만 의미가 큰 수업을 지속 가능케 하려면 함께 하는 예술가들의 상황이 나아져야만 한다. 그들은 열악한 지원금으로 수업을 진행하며 임계점에 도달한 듯 보였다.

 

예술가는 수업도 하면서 수업의 지속 가능성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고 있었다.

 

왜 하필 아이들에게 랩을 가르치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요즘 청소년들은 '쇼 미 더 머니'라는 매체를 통해 '힙합'에 관심이 많으며 '랩'은 더욱 대중화되었다.

 

그런 것들과 <너를 보여줄 랩>이 무엇이 다르냐고 답해야만 한다면 쉽지 않지만 '랩'이란 장르를 떠나, 그곳엔 아이들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있는 래퍼 '시원한 형'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아이들에 대한 그의 관심, 좌충우돌, 때론 놀아주는... 어렵지만 아이들의 '정체성'과 '꿈'을 그려주고 있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늘 자신을 바라봐 주길 바란다. 예술가 어른들은 교육을 통해 대단한 예술을 전수해 주고 싶은 게 아닐 것이다. 어차피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에.

 

학교와 사회에서 소외된 특별한 아이들을 섬세하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봐 주는 '눈'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그 마음들이 진정한 예술교육의 출발점 같다.

 

안산에서 다문화 어린이 랩 음악수업을 보고 왔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니 "거기 위험한 동네 아니냐?"는 선입견 어린 질문들이 먼저 내게 들려온다.

 

글쎄, 위험한 동네인지 아닌지에 대한 대답을 말하기 전에 나는 "시간이 되면 또 아이들 만너라 가고 싶네요."라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 '안산'에서 보고 느끼는 나 스스로의 경험을 대답으로 채워가고 싶기 때문이다. 이 후기가 어쩌면 그 채움의 첫 시작이 될 수 있겠다.

 

그나저나 '펀딩'이라는 작은 실천을 통해 이 수업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되도록 많은 '눈'들이 함께 이 수업을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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